다시함께상담센터는 다양한 성매매방지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아홉 번째 다시함께상담센터 활동가의 이야기
2023년 9월
Vol. 09
이웃집 활동가 홀수달 마지막 주에 한 번씩 찾아와
다시함께상담센터 활동가의 삶과 그 속에 녹아있는 활동 이야기,
성매매방지활동 중 겪은 인상적인 경험,
그리고 활동가들은 일상 속에서 어떤 고민을 하는지에 관해 이야기하는 편지입니다.
* * *
안녕하세요, $%name%$님!
이번 이웃집활동가에서는 현장지원팀 활동가 나오미의 이야기를 준비했습니다.
두 번의 재충전 시간을 가지고 더욱 단단한 모습으로 돌아온 활동가예요.
곧 한가위인데요, 명절 연휴라는 핑계를 삼아서라도 가끔은 휴식이 필요하죠.
근심걱정은 잠시 내려놓고 여유로운 마음으로 즐겁게 보내시기를 바라며
2023년 9월 이웃집 활동가의 편지를 전합니다.

두 번의 퇴사 세 번의 입사


나오미


안녕하세요? 저는 7년 차 반성매매 활동가 나오미예요. 반성매매 동네(?)에선 ‘두 번의 퇴사 세 번의 입사 나오미’라고 소개하고 있어요. (7년 동안 세 번이나 한 단체에 입사하다니. 이런!) 오늘은 저의 고민 많던 반성매매 활동에 대해 여러분께 풀어볼까 해요. 가벼운 마음으로 써볼 테니 편하게 읽어주세요.

[장애, 여성, 지역을 돌아 반성매매]

제가 처음부터 반성매매 활동을 하거나 관심을 가졌던 ‘활동가’는 아니었어요. 때에 따라 환경, 성 소수자 같은 문제에 관심을 가졌고 ‘어떻게 정책적으로 풀어낼 수 있을까?’ 고민하던 행정학과 학생이었죠.

당시 다양한 전공을 가진 친구들과 대화할 기회가 있었는데 친구 덕에 관심을 가졌던 게 이동권이었어요. 누군가에겐 ‘이동’ 역시 보장되어야 할 권리라는 것을 배우게 되었어요. 장애 당사자분들과 함께 일할 기회가 생기면서 장애 남성은 ‘장애’로 인한 차별을 크게 느낀다면 장애 여성은 ‘장애와 여성’의 이중 차별에 고민이 많다는 것을 듣게 되었어요. 그 시기부터 여성이 갖는 고유한 문제에 관심을 가졌던 것 같아요.
3년여의 첫 직장을 퇴사하고 ‘어떤 걸 할까?’ 했을 때 우리 동네 문제, 그중에서도 ‘청량리 성매매 집결지’ 문제에 관심 가지게 되어 반성매매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어요.

[나오미는 반성매매 활동이 하고싶어서- 아니, 이제는 하기 싫어서?]

제가 가장 긴 시간 반성매매 활동을 한 곳은 다시함께예요. 처음 영등포 성매매 집결지의 여성들을 만나며 겪는 감정들을 어떻게 갈무리하여 업무에 잘 녹여낼 수 있을까 고민은 깊었지만, 깊은 고민과 별개로 여성들을 만나는 게 즐거웠어요. 지금처럼 재개발이나 코로나19 같은 사회적 이슈가 없던 시절이라 ‘언니’들이 저를 ‘막내 상담원’이라고 부르며 많이 챙겨주셨거든요.

겉으로는 상담소에 소속된 제가 여성들을 지원하는 것처럼 보여도, 저는 여성들에게 배우며 성매매와 집결지 현장을 이해하게 되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첫 입사 후 계약이 종료됐을 때, 다시 오고 싶었어요. 제가 알아가던 이 현장과 여성들을 만나고 싶어서 재입사를 하게 되었죠.

생각해 보면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여러 일이 있었어요. 업주에게 둘러싸여 폭언을 듣거나, 폭행을 당해 경찰서에 가기도 하고요. 그 과정에서 ‘자신과 직접 연계도 없는 제게도 이렇게 함부로 하는데 본인이 돈을 빌려줬다고 생각하는 여성들에겐 얼마나 함부로 할까’라는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정말 별일이 많았는데, 그중 가장 절 마음 어렵게 했던 건 내담자의 죽음이었어요.

내담자가 돌아가신 이후, 마음을 추슬러보려 애썼지만 잘되지 않았어요. 한동안 일은 계속했지만 결국 퇴사하게 되었죠.

[그럼에도 다시 돌아온 건 : 성매매 집결지의 끝을 보자]

현장을 떠나 여러 방법으로 애도의 시간을 가졌어요. 그러고 나니 생각과 마음이 정리되더라고요. 성매매 방지 상담원이자 한 명의 활동가로 한 사람의 인생에 깊게 개입된다는 건, 책임감이 따르는 일이지만 사회를 바라보는 시각이 변화되는 계기가 되기도 했어요. 그걸 인정하니 다시 ‘언니들’이 만나고 싶었어요. 종이를 펼쳐두고 내가 왜 힘들었고 지금은 왜 다시 돌아가고 싶은지, 돌아가면 무엇을 하고 싶은지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어요.

하고 싶은 일이 많았어요. 그중 몇 가지를 꼽자면, 아주 오랜 기간 이 지역 사회에 뿌리 내리고 있던 영등포 집결지의 끝을 기록하는 것과 이제는 일몰이 예정된 집결지 사업을 동료들과 함께 정리하는 거였어요.

결국 저는 다시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돌아온 현장은 자활지원 조례가 있어도 여전히 예산이 확보되지 않은 상황이에요. 오랜 시간 준비하여 2021년도 초에 진행한 ‘영등포 성매매 집결지 건물주 및 토지주 일괄 고발’ 역시 2023년 현재까지도 느린 속도로 진행되고 있죠. 그럼에도 저는, 그리고 현장지원팀의 우리는, 영등포 성매매 집결지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여성들을 지원하고 있어요. 제가 활동하는 중에 성산업의 끝을 보진 못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지만, 성매매 집결지의 끝은 꼭 보고 싶어서요!

$%name%$님, 제 편지를 읽고 영등포 성매매 집결지 문제해결에 관심이 생겼다면 위 포스터나 여기를 클릭해 영등포 성매매 집결지 문제에 대해 함께 고민하는 ‘시민소통회’에 참여해 주시길 부탁드려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

9월의 이웃집 활동가 어떠셨나요?
아래의 링크를 통해 어떤 점이 좋았는지, 혹은 나빴는지,
혹시 더 궁금한 게 있으셨다면 어떤 것이 있는지 알려주세요.
다음 내용을 꾸리는데 참고하도록 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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